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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덴스코드/바람 칼럼

코딩교육을 해야할 이유는 4차 산업혁명때문만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니까 코딩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은 틀립니다. 만약 그 말이 맞다면 우리의 자녀들은 갑갑한 세상에서 살아야 합니다. 기계에 맞춰서 공부하고, 기계에 맞춰서 살아야 합니다. 인간이 기계의 부속품이 되는 것입니다. 찰리채플린 영화 모던타임즈가 생각나는군요.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세상과는 많이 다를 거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말은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됩니다. 물론 그 이전에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산업에 상당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인간은 기계의 부속품?

과학기술이 전체의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산업혁명을 1차 산업혁명이라 부릅니다. 전기가 발명되고 시작된 대량 생산 시스템을 2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고, 컴퓨터 제어를 통한 생산자동화 시스템을 3차 산업혁명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이 세번째 산업혁명의 이후에 나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되면서 기존의 제어를 인간이 직접하지 않고 컴퓨터가 알아서 판단하는 방식에 따른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나 만화속에서 보이는 정도의 암울한 미래를 생각하지는 마세요.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계의 움직임은 더 이상 인간의 "직접적인" 명령에 따르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스스로 분석(AI)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지만,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인간이 기계에게 시킨 "학습" 때문입니다. 


인간이 할 일은 기계를 가르치는 일!

조금 더 쉽게 말하면 기계가 알아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기준과 법칙을 인간이 기계(컴퓨터)에게 주면 그것에 따라서 기계가 학습을 합니다. 그래서 머신러닝(ML)이라고 부릅니다. 평가기준을 인간이 주고, 그에 따른 학습을 통해 기계는 최적의 행동을 하게 됩니다. 평가기준을 기계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직접명령을 주지는 않지만, 학습 방법을 기계에 알려줍니다. 


회사에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고참이 교육을 시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이것 저것 구체적으로 지시를 할 겁니다. '저기서 볼트를 오른쪽으로 세바퀴 돌려라. 그 다음 왼쪽 두번째 버튼을 눌러라.'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다가 어느정도 알게 되면 추상적인 명령을 합니다. '두번째 기계를 작동시켜라'. 마지막으로 충분한 학습이 이뤄지면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은 니가 알아서 해라'.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이 그렇게 되기까지 '학습'이 있었던 겁니다. 그 학습의 결과로 이 신입사원은 경력기술자가 되는 것이죠. 기계학습도 비슷합니다. 이렇게 잘하고 못하고를 사람이 판단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기계는 조금씩 깨달아갑니다. 어떻게 해야 칭찬을 받을 수 있는지 말이죠. 칭찬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ML 입니다. 


10년후 직업 중 65% 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7세 아이가 사회에서 직업을 가질 나이가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65%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2016년까지의 인재는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머리 속에서 기억하고 있는 정보를 빨리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인재입니다. 대표적으로 의사와 법조인들이죠.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기억들은 보조 장치들에 의존하게 될 겁니다. 프로기사들의 16만개의 기보를 기억하고 그것으로 학습하는 것을 기계는 단 5주만에 해냈습니다. 알파고와 같은 보조 장치들이 활용되면 더 이상 인간의 뇌로 하는 저장과 기억에 대한 것은 큰 차이가 없어집니다. 



누구든 말을 하면 바로 통역기가 통역을 해 주는 시대가 눈 앞에 왔습니다. 

이미 영어와 일본어 통역기는 시제품으로 나왔습니다. 한국어와 영어도 아주 빠른 시간안에 번역, 통역을 해주는 제품이 나올 겁니다. 법전을 뒤지거나 의학 전문 서적과 논문을 뒤지는 것이 도서관이 아니라 손에 있는 휴대폰이나 시계로 바로 가능하게 될 겁니다. 기억하는 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컴퓨터가 기억하게 하고, 인간은 그 저장된 기억을 인간을 위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창조적으로, 그리고 공동체적으로 말이죠. 암기가 아니라 창의적인 사람이 인재가 됩니다. 소통과 협동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키워갈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 주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코딩교육은 논리와 협동을 통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단계별 해법을 컴퓨터에게 위임하는 훈련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컴퓨터가 잘 합니다. 컴퓨터의 지시를 듣고 그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잘 기억하고 있는 컴퓨터에게 학습을 시키는 것, 그것이 인간이 문명을 진일보 하게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코딩교육은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